한달 회고

헤맨 만큼 내 땅이다.

iris3455 2025. 12. 13. 11:05

 

  1. 취업
    1) 9월 안으로 사이드 프로젝트 완성
    2) 코테 책 완독
    3) collecter 리팩토링

  2. 책 40권 읽기 
    1) 자기 전에 책 읽는 습관

이번 회고는 1년 회고로, 2025년을 돌아보고자 한다. 위에는 지난 12월에 세우고 6월에 한 차례 수정했던 올해의 목표들이다. 사이드 프로젝트와 취업이라는 두 가지 목표만 달성했지만, 사실 이 두 가지가 나에게는 가장 중요했던 목표였다. 그래서 이것만 해냈다고 하더라도, 2025년을 완전히 허무하게 보내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회고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1년을 정리해보려 한다. 무엇을 이루었는지보다, 1년 동안 내가 놓을 수 있었던 것들, 어쩌면 포기했던 것들, 그리고 끝내 놓지 못하고 붙잡고 있었던 것들을 중심으로 돌아보고자 한다.

 

 

내가 놓았던 것들

 

쓸데없는 걱정

나는 원래 자기성찰과 고찰을 많이 하는 편이다. 생각이 깊어지는 만큼 상상력도 풍부해지고, 그만큼 고민과 불안도 많아진다. 여전히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았지만 농도가 옅어지고 깊이가 얕아졌다. 모든 생각을 끝까지 붙잡고 가지 않기로 했다. 

 

인간 관계

긴 취업 준비 기간 동안, 나를 소개할 말이 “취업 준비 중인 사람” 말고는 없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사실은 친한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것도 점점 꺼리게 됐다. 자주 만나면 만날수록 “요즘 뭐 해?”라는 질문에 남들 눈에는 전혀 달라진 게 없어 보이는 내 일상을 설명해야 했기 때문었는데 그게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다.

 

일 대한 애정

예전의 나는 내 인생에서 ‘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컸다. 지금도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그 무게는 확실히 줄어들었다. 이전 회사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정, 내 업무가 아닌 잡무들, 공감하기 힘든 회사의 방향성과 수시로 바뀌는 기획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돌이켜보면 그만큼 회사와 일에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받는 상처가 제일 아픈 것처럼, 애정이 깊을수록 스트레스도 커졌다. 그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하기 싫은 일이 있어도 “어차피 내가 바꿀 수 없는,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처리한다. 어찌 보면 일에 대한 애정을 내려놓은 셈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마음은 훨씬 편해졌다.

 

 

내가 놓지 못하는 것들

 

작지만 확실한 행복한 시간

내가 하루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침대에서 가장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다거나 보고싶었던 영화,드라마, 애니를 보는 시간이다. 파워 I로서 이 시간들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충전이다. 지금은 너무 긴 출퇴근 길로 인해서 침대에 누우면 바로 잘시간이라 너무 아쉽다. 그래서 주말이 더 소중해진것 같다. 주말에 적어도 하루는 저 루틴대로 하면서 더 나은 다음주를 위해 충전을 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침대 거치대와 아이패드를 샀는데 정말 삶의 질이 달라졌다. 

 


올해는 그렇게 하고 싶었던 개발자로의 취업에 성공했다. 몇달전까지만 하더라도 포기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내가 정말 간절하게 개발자가 되고 싶은걸까 싶은 고민부터 코딩을 정말로 좋아하는지까지 고민도 많았고 의심도 많이 생겼다. 다른 진로를 고민하기도 하면서 이번년도까지만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놓지 않고 있다가 다행히 개발자가 되었다. 지금은 앱개발자로 일하면서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걸 느끼면서 그 와중에 재미도 느끼는 중이다. 

 

 

 

마무리하며

2025년을 내가 허무하게 놓쳐버린 것 같고, 참 많이 헤맨 해였던 것 같다. 그러다 문득 “헤맨 만큼 내 땅이다”라는 말을 듣게 됐다.

처음에는 그 말이 잘 와닿지 않았다. 헤맨 시간은 그냥 공백 같았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채 흘려보낸 시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곱씹어 생각해 보니, 적어도 그 시간 동안 나는 남의 길을 대신 걸어주지는 않았다. 알바를 하며 하루를 버텼고, 취업을 준비하며 방향을 고민했고, 집에 돌아와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날들 속에서도 계속해서 “이대로 괜찮은가”를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성과는 많지 않았지만, 그 시간들은 나를 어디로든 떠밀지 않았고 결국 내가 원하던 자리로 돌아오게 했다.
돌아보면, 헤매는 동안에도 나는 멈춰 있지는 않았던 셈이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2025년을 완전히 잃어버린 해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비어 있는 것처럼 보였던 그 시간들은 조금씩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있었고, 결국 그 위에 지금의 내가 서 있다. 어쩌면 이 회고가 이렇게 어려웠던 이유도 그 해가 아무 의미 없어서가 아니라, 의미를 너무 천천히 드러낸 해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땅이 나을수도

 

목표는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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